[1618]동구마케팅고 연극반 동연, “공연 마치고 관객들의 박수 받을 때 정말 짜릿했죠”

입력 2018-10-29 18:42   수정 2018-10-30 17:17




[하이틴잡앤조이 1618= 김인희 기자] 연극의 중심지 대학로에서 10대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받아 온 이오진 작가의 ‘바람직한 청소년’ 작품이 지난 8월 동구마케팅고 연극 동아리 ‘동연’이 개최한 제 44회 연극제 무대에 올랐다. 이 동아리는 44년 간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동아리 학생들은 20여 년간 연극 무대에 오른 배우 김성미 연출자의 지도를 받아 실제 작품을 연기했다. 

무대가 끝나자 관람하던 학생·교사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공연을 마친 학생들은 “방학 때 매일 학교에 나와 10시간 동안 연습한 보람을 느꼈다”며 “감동에 찬 관객들의 얼굴을 보며 박수소리를 들으니 정말 뿌듯하고 짜릿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동연 동아리 현황

1974년 개설

인원수(2018년 8월 기준) 1학년 11명 2학년 9명 3학년 4명 

연극반 ‘동연’을 소개해주세요.

김예원(3학년) 동구마케팅고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동아리에요. 동연은 동구 연극반의 줄임말입니다. 이 동아리에서는 ▲작품선정 ▲대본리딩 ▲연기연습 ▲무대 시설 등 연극 준비 과정 배워요. 

동아리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최현정(2학년) 1학년 때 신입생을 위한 연극 공연을 보고 무대에 올라가서 직접 연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홍다은(2학년) 선배들이 동아리 홍보를 하는 것을 봤는데 동아리 활동 중에 가장 재밌을 것 같다 생각했어요.

김지아(1학년) 중학교 때 연극부 활동을 하면서 연극에 흥미를 갖게 됐어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연극반 활동을 이어가고 싶었죠.

한서연(1학년) 선배들의 공연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연극반에 들어왔어요.

연극반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현정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공연 작품을 선정한 뒤 대본리딩 연습을 해요. 그 다음 강당에 있는 무대에서 동선을 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연기해보고 디테일한 부분을 수정해요. 그다음 각자의 역할이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 연습하죠.

작품 선정과 역할분담은 어떻게 하나요.

다은 각자 관심 있는 연극 작품을 2~3개씩 골라서 작품을 소개해요. 연극반 일원들의 투표를 거쳐 3개 후보 작품을 골라 각 작품의 대본을 뽑아서 다시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이후 최종 투표를 거쳐 한 개 작품을 선정해요.

예원 역할은 크게 배우와 스텝으로 나눠져요. 연습과 공연까지 긴 시간에 걸쳐 개인 역할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각자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요. 현재 동연은 배우 12명과 스텝 12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연극 연습 기간은 어느 정도 걸리나요.

예원 방학 초기 1~2주 동안은 대본 리딩 연습을 합니다. 이후 강당, 연극부실, 체육관 등에서 공연 연습을 해요. 매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8~9시까지 약 10시간 가량 연습에 매진해요. 공연은 총 5~6주에 걸쳐 준비를 합니다.

44회 연극제 공연 작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지아 ‘바람직한 청소년’은 동성애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에요. 전교 1등인 고등학생 이레가 여자친구 지아와 키스한 사진을 몰래 찍혀 학교 게시판에 공개돼요. 이레는 한 달간 반성실에서 징계를 받고 지아는 자퇴를 하죠. 또한 오토바이를 훔치다 걸린 일진 현신도 반성실에서 징계를 받아요. 이레는 현신에게 지아와 함께 있던 모습을 몰래 찍은 범인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해요. 

서연 이 연극은 열린 결말을 통해 이 시대의 학생의 본분, 바람직한 기준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요.

각자 이번 공연에서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요.

예원 저는 단장을 맡아 연극반 활동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현정 작년에는 스텝을 맡았는데 올해 주연 배우를 맡았어요. 오토바이를 훔치다 걸린 일진 현신 역을 맡았죠. 

다은 저는 전교1등 이레역을 맡았어요. 이레는 조용한 성격이지만 주관이 뚜렷한 인물이죠.

서연 저는 스텝으로 무대디자인을 맡았습니다. 연극 전체 무대의 소품 위치, 무대 배경 등을 직접 만들어요. 

각 역할은 자신과 비교했을 때 어떤 인물인가요.

현정 현신은 활발하고 털털하고 겁이 많은 친구에요. 제 성격과 너무 비슷해서 역할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다은 이레는 정말 저와 어울리는 역할이에요. 저도 소심하고 말수가 적지만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하게 하는 성격이에요. 








자신의 역할을 직접 해보니 어떤가요. 역할을 소화하기 힘들진 않았나요. 

서연 중학교 때 뮤지컬 공연을 해본 적이 있어요. 당시에는 연기를 했고 지금은 무대 스텝을 맡았죠. 무대 스텝을 해보니 무대에서 연기를 했을 때와는 무대가 다르게 보였고 새로운 충격을 받았어요. 무대 밖에서 공연을 보니까 세심한 부분까지도 눈에 잘 들어왔어요.

지아 이레 여자친구인 지아 역을 맡았어요. 처음에 생각지 못한 역할이어서 연습할 때 지아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어려웠어요. 선배들과 연출 선생님이 잘 도와주신 덕분에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을 느꼈나요.

예원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의 박수를 받을 때에요. 이 박수소리를 한 번 듣고 나면 연극반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들어요. 공연 준비가 힘들 때도 이 소리를 떠올리면 큰 힘이 되죠. 

현정 연극반 일원들과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함께 힘든 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 때에요. 또한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재밌었다’ ‘공연 잘봤다’ ‘수고했다’ 등의 말을 들을 때 뿌듯했어요. 

다은 여름방학이 끝난 뒤 다른 친구들은 특별히 한 것도 없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고 말해요. 반면 저는 같은 기간 매일 연극 연습한 결과물로 연극작품을 완성했다고 생각하니 뿌듯했어요.

서연 제가 만든 무대 배경이 예쁘게 나왔을 때 가장 뿌듯하죠.

연극반에 참여 하면서 자신이 변화한 부분이 있나요.

예원 동아리 일원들이 힘들어 할 때 응원하기 위해 제가 겪은 경험을 얘기해줬어요. 그러면서 제가 힘들었던 경험도 돌아보고 더 성숙해진 제 자신을 발견했죠.

현정 한 달 반 동안 친구들과 공연 준비를 하면서 협동심을 배웠어요. 또한 연극활동을 하기 전보다 자신감이 커졌어요.

다은 작년 공연에서는 치매할머니 역할을 맡았어요. 워낙 소극적이고 소심한 성격이다보니 이역할이 정말 힘들게 느껴졌죠. 당시 공연을 관람한 친구들이 ‘진짜 할머니 같다’ ‘연기 잘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듣고 연기에 자신감이 생겼고 점차 활발한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지아 대사 한 마디 한마디마다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라 힘들었어요. 집에서 개인적으로 연습을 많이 했고 반복해서 연습하다보니 표현력이 늘더라고요.

연극반에서 가장 힘들었던 적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예원 학생들이 아직 고등학생이기 때문에 연기를 하는 것에 어색해하고 어려워해요. 그러다보니 연출 선생님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고 혼나기도 합니다. 이 때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하죠. 

자신에게 연극반은 어떤 의미인가요. 

예원 취업을 목표로 특성화고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연극반 활동은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된 활동입니다. 고등학교 3년 간 특별한 추억이 생겼고 연극반 안에서 느끼고 깨달은 부분이 정말 많아요. 이 활동을 통해 자신감이 높아지고 제 자신의 숨겨진 잠재력을 발견해요. 이 부분들이 자격증 공부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해요.

현정 고등학교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연극’ 일 것 같아요.

연극동아리 담당 교사와 연출자 인터뷰



동구마케팅고의 연극반 ‘동연’은 제21~24회 청소년 연극제에서 개인 최우수상, 개인우수연기상, 단체최우수상 등 각종 연극상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현재 연극반 동연은 동아리 담당교사와 외부 연출자의 지도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동연을 이끌고 있는 강전호 교사는 연극의 무대 구성, 연극 연습 일정 관리, 부분 연습 지도 등을 담당하고 있다. 강 교사는 “아이들은 본인이 직접 하고 싶은 연극 작품을 골라 작품 선정 이유 등을 발표해 연출 담당 선생님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며 “각자 자신의 작품이 좋은 이유를 어필하고 설득하면서 연극작품에 대한 토론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연극 연출을 담당한 김성미 씨는 20년 넘게 연극 활동을 해온 연극배우다. 그는 지난 8년간 연극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동구마케팅고에서는 2년 째 연출을 담당하고 있다. 김 씨는 “교육계에서는 연극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자신감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 대한 연극 교육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여러 학교에서 연극 교육을 실시했는데 다른 학교와 달리 동구마케팅고는 스텝, 배우 역할분담이 잘돼있어 놀라웠다”고 말했다.

김성미 씨는 동연의 연극 연출을 총괄 담당하면서 학생들의 연기를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김 씨는 “학생들이 작품이 요구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대본 리딩을 꼼꼼히 하고 각 캐릭터의 특징을 잘 표현하고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연습에 집중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성, 발음이며 이 부분이 잘 돼있어야 각 인물마다 묻어나는 감성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앞으로 동연 지도 계획과 관련해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직접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kih0837@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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